생활정보/나의 이야기

[스크랩] 시장어귀에서(2)

대구기업 2012. 9. 29. 01:00

시장어귀에서(2)

그녀는 밥상이 나오기 전에 내게 말했다. 부산이 원래 고향이고 시집을 영천으로 오게 되었으며 그 이후로 농촌생활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돼지 고기에 마늘을 올린 숫가락을 입으로 넣다말고 아마도 실성한 여인인가 하는 의문이 들정도로 횡설수설하였다.

그녀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하여 MRI 촬영을 하고 왔다고 하는 걸 보면 자식으로 인해 참 마음이 허한 탓인듯인가도 하였다.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젊은 시절의 고뇌를 통도사 인근 여관에서 소주 댓병과 함께 밤새 토로하였던 친구였다. 어렵게 대만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였지만 국내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여 뉴질랜드로 가서 정착한 친구다.

최근에 심장병이 있어 혈관을 통해 무엇을 삽입하는 시술을 하였다며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나는 열심히 달려왔지만 돌아보니 바로 거기였다. 사람의 한 평생이 그리 긴 것이 아니다. 그 긴 세월의 추억이 어제인듯하니 말이다.

그녀는 연탄난로 위에 끓는 주전자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세월이 파낸 깊은 주름진 얼굴로 내 친구 건강까지 염려 하면서 한 숨을 지었다.

<계속>

출처 : 글빛 문학회
글쓴이 : 대구경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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