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마루는 사라졌다.
큰집 사랑채의 대청마루는 여름 한철 누워 지내기 좋은 곳이었다.
성경도 읽고 찬송도 하고 잠도 잤다.
이미 그 집은 부산의 부자에게 팔려 커다란 양옥으로 바뀐지 20여년이 되었다.
큰아버지께서 미국으로 가면서 재산을 다 처분하고 떠나신 것이다.
그런데, 그 대청마루의 추억마져도 사라졌다.
아흔을 훨씬 넘겨 장수하시던 큰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며칠 전 들었기 때문이다.
사우스 다코타주 큰바위얼굴 근처에 사셨기에
조문도 하지 못하고 잠시 지난날을 회상해본다.
어린시절
나도 꽤나 방황했었다.
잠시 괘로움을 잊고자 못먹는 술을 마시고 대청마루에 드러 누워있었다.
그 때, 살며시 등을 스다듬는 분이 계셨다.
"힘들제, 하나님을 의지해라, 누가 니를 도우겠노"
그 한마디에 눈에서는 눈물이 더 쏟아졌다.
사탕을 어린애처럼 좋아하셨던 큰아버지
사촌들이 방문하면 사탕을 가져왔는지 확인하고
없어면 서운해 하셨던 분이다.
그외 다른 욕심은 없었다.
심각하게 다투는 일도 평생에 없었다.
감을 따기가 힘들면 가지를 잘라서 따면 되고
나락 타작을 하다 비가 오면 하수구만 막아 두면 그만이었다.
항상 마음에 평화가 가득하신 분이었다.
미국에 가서는 미국음식을 한국음식보다 더 잘 드시어
도무지 불편함이 없는 분이셨다.
그러던 당신도 장수는 하셨지만
이 생에서 영원할 순 없었다.
가장 어린애와 같이 사셨던 분이니
천국에 필히 가셨을 것이다.
천국에서 영원히 사시리라.
출처 : 옥토사랑
글쓴이 : 이집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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